<사람들> `치과에 소극장' CK병원 채종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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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9.07.10. 오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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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병원에 문화시설을 갖춘 이유요? 간단합니다. 직원이 즐거워야 기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할 수 있거든요."

11일 울산에서는 갤러리와 소극장을 갖춘 독특한 치과가 문을 연다. 동구에 이어 남구에도 개원하는 14층 규모의 `CK 치과병원'이다.

이 병원 채종성(49) 대표원장은 10일 "좋은 병원을 만들 궁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일 뿐"이라고 취지를 소개했다.

동구 CK치과에서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채 원장은 "서양화를 전공한 누나 덕분에 잘 알지도 못하는 그림을 열심히 본 것뿐 딱히 문화적 토대가 있었던 건 아니다"며 "큰 공연장 위주의 문화밖에 없는 울산에서 소극장 활성화에 일조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사회에 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일 중독자'임을 인정하는 채 원장은 소극장을 만들기 위해 서울 대학로와 방송국 등에 직접 발품까지 팔았다. 시설 구성과 장비 운용 등에 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병원 13층에 들어선 188석 규모의 공연장은 영화 상영이나 뮤지컬.연극 공연, 소규모 연주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12층 갤러리는 무료로, 13층 소극장은 최소한의 실비만 받고 지역 예술단체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채 원장은 "내 병원에 있는 시설이긴 하지만 나는 지역 예술인에게 공간을 빌려 주는 `스폰서'일 뿐"이라며 "이들 시설로 영리를 추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문화시설까지 갖춘 `최고의 병원'을 만들기 위해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기까지 했다는 채 원장은 "돈이 없어 이런 시설을 못 만든다는 말은 핑계"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의지만 있다면 이같은 시설은 돈을 빌려서라도 만들 수 있고 결국에는 병원과 사회 모두에 이익"이라며 "CK병원의 시도가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병원에 직원과 환자를 위한 문화공간이 들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채 원장은 1986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단국대학교에서 치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울산에서 처음 병원을 연 뒤 1998년 남구 델타치과 대표원장, 2002년 대구 미르치과 병원장, 2006년부터는 울산 동구 CK병원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stn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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